판결본문내용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3민사부

판결

사건 2013가합15291 상표권침해금지 등

원고 이엑스알코리아 주식회사

피고 케이투코리아 주식회사

변론종결 2013. 10. 29.

판결선고 2013. 12. 19.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별지 1. 목록 기재 각 표장을 별지 2. 목록 기재 각 상품에 사용, 표시, 부착하거나 별지 1. 목록 기재 각 표장을 사용, 표시, 부착한 별지 2. 목록 기재 각 상품을 제조, 판매, 양도, 반포, 전시, 수입 또는 수출하여서는 아니 되고, 별지 1. 목록 기재 각 표장을 별지 2. 목록 기재 각 상품 및 포장지, 포장용기, 거래서류, 간판, 현수막, 광고지, 카탈로그, 사업제안서, 웹사이트, 명함에 사용, 표시, 부착하거나 이를 전시, 반

포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는 피고의 공장, 사무실, 영업소, 창고에 보관 중인 별지 1. 목록 기재 각 표장을 사용, 표시, 부착한 별지 2. 목록 기재 각 상품의 완제품, 반제품, 포장지, 포장용기, 거래서류, 간판, 현수막, 광고지, 카탈로그, 사업제안서를 모두 폐기 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의 등록 상표

원고는 아래 표에 기재된 각 상표의 상표권자이다(이하 아래 표의 각 상표를 그 순번에 따라 '이 사건 제1 상표' 내지 '이 사건 제10 상표'라 하고, 각 상표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상표'라 한다).

나. 피고의 표장 사용행위

피고는, 'EIDER' 상표를 지정상품 분류 제9, 22, 24, 25, 28, 43, 45류에 관하여, ()상표를 지정상품 분류 제 18, 25, 28류에 관하여, ()상표를 지정상품 분류 제18, 35류에 관하여 등록받은 상표권자로서, 아래 3. 가. 2) 나)항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등산용 자켓, 셔츠, 바지, 등산화 등에 'PROGRESSIVE'라는 문자 가 포함된 표장('PROGRESSIVE OUTDOOR', 'PROGRESSIVE STYLE', 'PROGRESSIVE EIDER' 등, 이하 '피고 사용표장'이라 한다)을 표시·부착하여 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의 1 내지 10,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1 내 지 6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1) 피고는 등록상표인 이 사건 각 상표와 유사한 피고 사용표장을 그 지정상품과 동일한 상품에 사용함으로써 원고의 상표권을 침해하고 있다.

2) 피고는 원고의 상품표지로서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는 이 사건 각 상표와 유사한 피고 사용표장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하여 원고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였는바,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가)목이 정한 부정경쟁행위(이하 '상품출처 혼동행위'라 한다)에 해당한다.

3) 피고는 원고의 상품표지로서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는 원고의 이 사건 각 상표와 유사한 피고 사용표장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하여 원고의 이 사건 각 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였는바,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항 (다) 목이 정한 부정경쟁행위(이하 '식별력 손상행위'라 한다)에 해당한다.

4) 따라서 피고는 별지 1. 목록 기재 각 표장('PROGRESSIVE' 또는 'progressive' 를 포함하는 모든 표장)을 원고의 이 사건 각 상표권의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 인 별지 2. 목록 기재 각 상품에 사용, 표시, 부착하거나 위 각 표장을 사용, 표시, 부 착한 위 각 상품을 제조, 판매, 양도, 반포, 전시, 수입 또는 수출하여서는 아니되고, 위 각 표장을 위 각 상품 및 포장지, 포장용기, 거래서류, 간판, 현수막, 광고지, 카탈로 그, 사업제안서, 웹사이트, 명함에 사용, 표시, 부착하거나 이를 전시, 반포하여서는 아 니 되며, 피고의 공장, 사무실, 영업소, 창고에 보관 중인 위 각 표장을 사용, 표시, 부 착한 위 각 상품의 완제품, 반제품, 포장지, 포장용기, 거래서류, 간판, 현수막, 광고지, 카탈로그, 사업제안서를 폐기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상표권침해 주장에 관하여

가) 이 사건 각 상표 중 이 사건 제6 내지 10 상표는 특이한 형상으로 도형화된 상표이거나 ''을 요부로 하는 상표들로서 피고 사용표장과는 외관 및 호칭이 전혀 다르고, 이 사건 제2, 4, 5 상표는 그 지정상품이 피고가 판매하는 상품과 전혀 다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제2, 4 내지 10 상표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제1, 3 상표는 '혁신적인, 진보적인, 개선하는' 등의 의미를 가진 'PROGRESSIVE'로만 이루어져 그 지정상품인 등산용품이 최신의 소재나 기술에 의하여 제조되었다는 성질을 표시하는 표장으로서 상표법 제6조 저ᅵ1항 제3호에 의하여 무 효로 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제1, 3 상표권에 기한 침해금지청구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다) 또한 피고는 피고 사용표장을 출처표시를 위해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슬로건이나 피고 제품을 설명하는 설명문구 또는 디자인으로만 사용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각 상표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2) 부정경쟁행위 주장에 관하여

'PROGRESSIVE'는 원고의 상품표지로서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아니한 점, 피고는 피고 사용표장을 출처표시를 위해서가 아니라 슬로건이나 설명문구 또는 디자인으로만 사용한 점, 특히 피고 사용표장을 항상 피고의 주지저명한 상표인 'EIDER'에 부가하는 방법으로만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피고 사용표장을 사용함으로써 일반 수요자가 원고의 상품과 피고의 상품을 혼동할 가능성은 전혀 없고, 원고의 이 사건 각 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이 손상되지도 아니한다.

3. 판단

가. 상표권침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타인의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면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나, 타인의 등록상표를 이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어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고, 그것이 상표로서 사용되고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상 품과의 관계, 상품 등에 표시된 위치, 크기 등 당해 표장의 사용 태양, 등록상표의 주지저명성 그리고 사용자의 의도와 사용경위 등을 종합하여 실제 거래계에서 그 표시된 표장이 상품의 식별표지로서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이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 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의장적으로만 사용되는 등으 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 행위로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도1424 판결,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 3445 판결, 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1다18802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가) 원고의 이 사건 각 상표의 사용 태양

(1) 원고는 2001. 8. 1. 설립된 후 등산이나 자전거타기와 같은 스포츠 활동에 필요한 의류, 운동화, 배낭 등의 상품에 '감성(Emotion) 곱하기(X) 이성(Reason)1 을 의미하는 '' 표장을 표시하여 위 상품을 판매하여 왔다. 원고는 자신의 상호도 위 표장을 읽는 그대로 표현한 '이엑스알코리아'로 등기하였고, 2003년경부터는 위 표장을 상표로 등록하여 사용하였다.

(2) 원고는 아래 (a) 그림과 같이 회사 간판, 외벽, 내벽, 제품 등에 위 '' 표장을 표시하되, 그 위, 아래 또는 옆에 'PROGRESSIVE'를 대문자나 소문 자의 형태로 병기하였다. 일부 제품은 아래 (b) 그림과 같이 'PROGRESSIVE'가 단독으 로 표시되기도 하였다.

(3) 원고는 2003. 12.경부터 매년 'EXR 스노우보드 페스티벌', 2005. 9·부터 매 년 'EXR 캐포츠 스니커즈 디자인 공모전、2006. 3. 'EXR Trans 패션쇼', 2009. 5. 'EXR teaml06(레이싱팀) 창단식, 조인식', 2010. 3. 'EXR Love campaign', 2010. 4. 'EXR Runway Party With 원더걸스', 2012. 1. 'EXR 키즈 모델 선발대회1 등을 개최하 였다. 또한 원고는 TV, 신문잡지 광고와 주요 행사 후원을 위한 홍보 등을 하였는데, 위와 같은 광고나 행사의 경우 대부분 '' 표장이 사용되었고, 신문기사에도 "EXR 매장, "EXR 패션쇼", "EXR SUMMER FASHION SHOW", "EXR 파티", "EXR 명동 매장" 등과 같이 원고를 지칭하는 용어로 "EXR"이 사용되었다.

나) 피고의 'PROGRESSIVE' 사용 태양

(1) 피고는 1996. 5. 7. 설립된 후 등산복, 등산화 등의 등산용품에 '' 상표를 사용하여 등산용품을 판매하였다. 피고는 2006년경부터 프랑스의 아웃도어제품 제조·판매 회사인 '라퓨마'(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로부터 'EIDER' 또는 '' 등의 상표가 부착된 등산용품을 수입하여 판매해오다가, 2009. 6. 30.경 소외 회사로부터 위 상표권을 양수하였다.

(2) 피고는 ''상표가 부착되는 상품에 1998년경부터 2000년경까지 "대한민국 1등 등산화", 2000년경부터 2003년경까지 "Best Climber", 2003년경 "산행 본능 Best Climber", 2004년경 "Climb the life", 2005년경부터 2010 년경까지 "Technical Outdoor", 2011 년경 "Discovery Diary", 2012년 상반기 "OK, GO", 2012년 하반기 "당신도 경험해보기를'2013년경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와 같은 문구를 제품에 직접 표시하거나 광고의 카피문구로 사용하였고, 현재는 "Think Safet"를 그 문구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피고는 'EIDER' 또는 '' 등의 상표가 부착되는 상품에 2009년경부터 2012년 상반기까지 "Pure Equipment", 2012년 하반기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PROGRESSIVE OUTDOOR", "PROGRESSIVE STYLE", "PROGRESSIVE EIDER"와 같은 문구를 제품에 직접 표시하거나 광고의 카피문구로 사용하였다.

(3) 피고가 판매한 등산용 자켓이나 셔츠의 경우, 왼쪽 가슴부위에 ''가 표시되고, 등부위, 목 안쪽 라벨이나 가격표(종이 태그) 등에는 아래 그림과 같이 위 ''와 그 아래 또는 옆에 'PROGRESSIVE OUTDOOR'가 병기되어 있다. 또한 등산바지의 경우, 아래 그림과 같이 일체식 허리띠의 버클 및 끝부분에 ''가 표시되고, 바지 안쪽 라벨에는 ''와 그 아래에 'PROGRESSIVE OUTDOOR'가 병기되어 있다.

(4) 피고가 판매한 등산화의 경우 아래 그림과 같이 신발 앞부분, 바깥쪽 뒷부분에 ''가 표시되고, 신발 안쪽 바닥에는 ''가 표시되며, 신발 앞 커버에는 ''와 그 아래에 'PROGRESSIVE OUTDOOR'가 병기되어 있다.

(5) 피고가 판매한 등산모자의 경우 아래 그림과 같이 모자 옆부분에는 'EIDER와 그 아래에 'PROGRESSIVE OUTDOOR가 병기되어 있고, 모자 안쪽 창 부분에는 'EIDER'가 자수되어 있으며, 모자 안쪽 라벨에는 ''와 그 아래에 'PROGRESSIVE OUTDOOR'가 병기되어 있다.

(6) 피고가 판매한 등산용 스틱의 경우 아래 그림과 같이 손잡이 부분, 벨트 부분에 ''가 표시되고, 손잡이 윗부분에 'EIDER'가 삼색국기 형태로 표시되었으며, 스틱 철제부분에는 ''와 그 옆에 'PROGRESSIVE OUTDOOR' 가 병기되어 있다.

(7) 피고가 판매한 배낭의 경우 아래 그림과 같이 배낭 커버, 멜빵 부분에 ''가 표시되고, 배낭 뒤쪽 하단에는 ''가 표시되었으며, 멜빵 연결 부분에는 ''와 그 아래에 'PROGRESSIVE OUTDOOR'가 병기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48, 갑 제9호증,

갑 제10호증의 1 내지 6, 갑 제11호증의 1 내지 4, 갑 제12 내지 14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4, 을 제2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8, 을 제6호증의 1 내지 6, 을 제8, 16 호증, 을 제23호증의 1 내지 28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가) 위 인정사실에다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보 면, 피고는 피고 사용표장을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 할 수 있는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슬로건이나 피고 제품의 성질을 설명하는 설명문구 또는 디자인으로 사용 하여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되지는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고,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PROGRESSIVE' 표장이 상품출처표시로 일부 사용된 예가 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원고의 상품과 피고의 상품 사이에 출처혼동의 우려도 없다 할 것이므로,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피고는 이 사건 각 상표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① 우선 원고는 'PROGRESSIVE' 상표(이 사건 제1 내지 5 상표)를 단독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표장을 주로 부각시키고 위 표장의 위, 아래 또는 옆에 위 단어를 병기하는 방법으로 사용하거나 이 사건 제6 상표('')를 주로 사용하였고, 각종 행사의 개최나 후원 등의 경우에도 그 행사의 명칭을 'PROGRESSIVE~' 가 아니라 'EXR~' 등과 같이 'EXR'이 부각되는 방법으로 사용하였으며, 각종 언론에서도 원고와 관련해서 'EXR 매장', 'EXR 패션쇼, 등과 같은 방법으로 불러 왔다. 이에 비추어 일반 수요자들에게는 원고의 상품출처표시로서 'EXR' 단독으로 또는 'EXR'과 'PROGRESSIVE'가 함께 인식될 수는 있을지언정 'PROGRESSIVE' 단독으로 널리 인식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원고나 피고가 판매하는 등산용품, 의류 등의 상품과 관련해서, 'PROGRESSIVE'라는 단어가 일반 수요자들에게 해당 상품의 특정 출처를 나 타내는 단어로 강하게 인식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스포츠와 관련된 용품의 소 재나 적용기술의 우수성(혁신적, 진보적)을 설명하거나 해당 용품의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광고카피문구 등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② 피고가 'PROGRESSIVE'라는 문구를 단독으로 사용한 예는 찾아보기 어 렵고, 대부분 피고의 등록상표 또는 그와 유사한 표장으로서 조어상표로 이루어지거나 특이한 형상으로 도형화되어 식별력이 강한 'eider', '', '', '' 등에 병기되어 사용되었다(원고는 갑 제5호증의 1을 근거로 피고가 'PROGRESSIVE'만을 단독으로 사용한 예도 있다고 주장하나, 갑 제5호증의 1의 기재 또는 영상에 의하면 노란색 자켓의 왼쪽 가슴부위에 '' 표장이 빨간색으로 부각되도록 표시되어 있는 반면, 'PROGRESSIVE'는 자켓의 지퍼 옆에 흐릿하게 표시되어 전혀 부각되지 않으므로, 이를 두고 피고가 'PROGRESSIVE'를 상품출처표시로서 단독으로 사용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노란색의 자켓 전체에 걸쳐 연한 회색의 문자들이 'PROGRESSIVES와 함께 적절히 배치되어 전체적으로 심미감을 높이는 기능을 하므로, 위 노란색 자켓의 경우 'PROGRESSIVE'는 디자인으로 사용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아가 위와 같이 병기된 경우에도 'PROGRESSIVE'는 위 표장들에 비하여 크기가 작거나 색깔이 두드러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비주어, 일반 수요자들로서는 위 'EIDER', 등을 피고의 상품출처표시로 인식 할 것으로 보이고, 작은 글씨나 부각되지 않는 색깔로 병기된 'PROGRESSIVE'를 보고 그 출처가 어디인지를 파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는 시기별로 피고가 판매하는 제품이 우수한 등산용품임을 부각하거나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문구(Best Climber, Pure Equipment 등)를 제품에 직접 표시하거나 광고카피문구로 사용해왔는데, 2012년경부터 사용한 'PROGRESSIVE OUTDOOR', 'PROGRESSIVE STYLE', 'PROGRESSIVE EIDER'와 같은 문구도 그와 같은 취지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③ 설령 'PROGRESSIVE' 표장이 상품출처표시로서 일부 사용되었다 하더라도, ㉠ ''과 'PROGRESSIVE'가 병기된 표장(원고 사용표장)과 ㉡ 'EIDER', 와 'PROGRESSIVE'가 병기된 표장(피고 사용표장)은, 비록 'PROGRESSIVE' 부분이 동일·유사하더라도 특수한 기호나 도형 등의 형상 또는 조어상표로 이루어져 식별력이 강하게 발현되는 나머지 부분 ('EXR' 부분, 'EIDER' 부분)만으로 명확히 구별되므로, 일반 소비자들이 위 각 표장이 표시된 상품을 보고, 단지 'PROGRESSIVE' 부분이 동일하다는 이유만으로 각 상품의 출처를 혼동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나)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원고가 판매하는 제품에 PROGRESSIVES 표표민보다 더 부각시켜 표시한 경우도 많은 점, 막대한 비용을 들여 언론매체를 통해 'PROGRESSIVE'를 광고해 온 점, 'PROGRESSIVE'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위조제품이 많은 점 등에 비추어, 'PROGRESSIVE' 단독으로도 일반 소비자들에게 원고의 상품출처표시로서 널리 인식되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갑 제7호증의 1 내지 48, 갑 제8 내지 14호증, 갑 제17 호증의 1 내지 28, 갑 제55호증의 1 내지 17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의하더라도 대부분 '' 표장과 TROGRESSIVE'가 함께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고, 게다가 원고도 자인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판매하는 상품의 99% 이상에서 ''표장과 'PROGRESSIVE'가 함께 사용되었으므로, 'PROGRESSIVE' 단독으로 사용된 예가 일부 존재한다고 해서 'PROGRESSIVE'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원고의 상품출처표시로 널리 인식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상품출처 혼동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행위가 상품출처 혼동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피고가 피고 사용표장을 자신의 상품출처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대법원 2004. 5. 14. 선 고 2002다1378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피고 사용표장을 자 신의 상품출처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니라 슬로건 또는 디자인으로 사용한 것이므로, 피고의 행위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상품출처 혼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 사용표장이 상품출처표시로 일부 사용된 예가 있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피고의 상품 사이에 출처 혼동의 우려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 점에 있어서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식별력 손상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제1 내지 5 상표('')에 관하여 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은 "(가)목 또는 (나)목의 규정에 의한 혼동을 하게 하는 행위 외에 비상업적 사용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상호·상표·상품의 용기·포장 그 밖에 타인의 상품 또는 영업임을 표시한 표지와 동일하거나 이와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이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반포 또는 수입·수출하여 타인의 표지 의 식 별력 이 나 명성을 손상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입법 취지와 그 입법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위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이라는 용어는 '주지의 정도를 넘어 저명 정도에 이른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13782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일반 수요자 들에게는 'EXR' 단독으로 또는 'EXR'과 'PROGRESSIVE'가 함께 원고의 상품출처표시로 인식될 수 있을지언정 'PROGRESSIVE' 단독으로 원고의 상품출처표시로 널리 인식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제1 내지 5 상표가 주지의 정도를 넘어 저명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제1 내지 5 상표 의 식별력이 손상되었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이 사건 제6 내지 10 상표에 관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에서 규정하는 식별력 손상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상호.상표.상품의 용기·포장 그 밖에 타인의 상품 또는 영업임을 표시한 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이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반포 또는 수입·수출하여 타인의 표지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 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므로, 피고의 행위가 식별력 손상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피고가 사용한 표장 ('PROGRESSIVE OUTDOOR', 'PROGRESSIVE STYLE', 'PROGRESSIVE EIDER' 등)이 원고의 이 사건 제6 내지 10 상표와 동일·유사할 것을 전제로 한다.

① 먼저 이 사건 제6 상표('')는 'EXR' 부분과 'progressive' 부분이 서로 분리하여 관찰하면 자연스럽지 못할 정도로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구성부분의 일부인 'EXR' 또는 'progressive'로 호칭·관념될 여지가 없지 않다. 그러나 이 사건 제6 상표는 문자 'EXR' 부분이 특이한 형상으로 도형화되어 굵 은 글씨로 크게 표시된 반면에 'progressive' 부분은 그 아래에 아주 작은 글씨로 병기 되어 있고, 더욱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상호도 '이엑스알코리아'로서 일반 수요 자들은 원고를 '이엑스알'로 지칭할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제6 상표는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 간에 'progressive'만으로 분리인식될 가능성은 희박하고, 오히려 표지 전체 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큰 'EXR'로 호칭·관념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 사건 제6 상표는 피고 사용표장 ('PROGRESSIVE OUTDOOR', 'PROGRESSIVE STYLE', 'PROGRESSIVE EIDER' 등)과는 외관은 물론 호칭 ·관념에 있어서도 서로 다르다 할 것 이므로, 피고 사용표장이 이 사건 제6 상표와 동일·유사함을 전제로 하여 피고의 행위가 이 사건 제6 상표의 식별력 손상행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 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② 이 사건 제7, 8 상표('')는 원형 내부에 특이한 형상으로 도형화된 'E'가 크게 표시되고 그 테두리 윗부분에 조금 큰 글씨로 'CAPORTS', 테두리 아랫부분에 아주 작은 글씨로 'EXR PROGRESSIVE'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 사건 제7, 8 상표의 형상 등에 비추어 볼 때 각 구성부분으로 서로 분리하여 관찰하면 자연스럽지 못할 정도로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제7, 8 상표는 일반 수요자들에게 전체 도형 자체로 관념될 것으로 보인다. 설령 각 구성부분으로 분리인식될 수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제7, 8 상표의 외관에서 각 구성부분이 차지하는 비중 등에 비추어,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라면 이 사건 제7, 8 상표를 보고 특이한 형상으로 도형화된 "E"라고 호칭.관념할 것으로 보이고, 'PROGRESSIVE'로 호칭.관념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건 제7, 8 상표는 피고 사용표장 ('PROGRESSIVE OUTDOOR', 'PROGRESSIVE STYLE', 'PROGRESSIVE EIDER' 등)과는 외관은 물론 호칭·관념에 있 어서도 서로 다르다 할 것이므로, 피고 사용표장이 이 사건 제7, 8 상표와 동일·유사함 을 전제로 하여 피고의 행위가 이 사건 제7, 8 상표의 식별력 손상행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위 주장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③ 이 사건 제9, 10 상표('')는 원형 내부에 눈(雪)의 결정 형상이 크게 표시되고 그 테두리 윗부분에 작은 글씨로 'progressive', 테두리 아랫부분에 'exr collection', 'fiftyfive seconds'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 사건 제9, 10 상표의 형상 등에 비추어 볼 때 각 구성부분으로 서로 분리하여 관찰하면 자연스럽지 못할 정도로 불 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제9, 10 상표는 일반 수요자들에게 전체 도형 자체로 관념될 것으로 보인다. 설령 각 구성부분으로 분리인식될 수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제9, 10 상표의 외관에서 각 구성부분이 차지하는 비중 등에 비추어, 일반 수요 자나 거래자라면 이 사건 제9, 10 상표를 보고 'EXR'로 호칭·관념할 것으로 보이고, 'progressive'로 호칭.관념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건 제9, 10 상표 는 피고 사용표장 ('PROGRESSIVE OUTDOOR', 'PROGRESSIVE STYLE', 'PROGRESSIVE EIDER' 등)과는 외관은 물론 호칭.관념에 있어서도 서로 다르다 할 것 이므로, 피고 사용표장이 이 사건 제9, 10 상표와 동일·유사함을 전제로 하여 피고의 행위가 이 사건 제9, 10 상표의 식별력 손상행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위 주장 또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심우용

판사 강동원

판사 박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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